[사건 간단히 보기]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사안에서, 항소심에서 가담 경위와 피해 회복 노력을 다시 정리해 집행유예로 판결을 바꾼 사례입니다.
“수거책으로 일한 건 맞지만, 처음부터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던 건 아니었습니다.
1심에서 실형이 나왔는데도 항소심에서 결과를 바꿀 수 있을까요?”
실제 상담에서도 자주 나오는 질문입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반성한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했고, 의뢰인이 어떤 경위로 범행에 연루되었는지, 조직 내에서 어떤 역할에 그쳤는지, 그리고 실형을 그대로 유지할 만큼 비난 가능성이 큰 사안인지 다시 구조화하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법무법인 에이앤랩은 이 사건을 ‘보이스피싱 가담 사실 자체’보다, 항소심에서 양형 판단을 바꿀 수 있는 요소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하느냐의 문제로 보고 대응했습니다.
1. 사건을 의뢰하게 된 경위
본 사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한 쟁점은, 의뢰인이 처음부터 보이스피싱 범행에 적극 가담한 사람인지 아니면 취업 과정에서 범행 구조에 편입된 사람인지였습니다.
의뢰인은 퇴직 후 재취업을 준비하던 중 프리랜서 채용 제안을 받았고, 사업자등록증과 명함, 업무 지시 체계까지 갖춰진 외관 때문에 정상적인 회사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이후 특정 장소를 방문해 서류를 전달받거나 현금을 수령해 전달하는 업무를 수행했는데, 나중에 보니 그 과정이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 절차였던 것입니다.
의뢰인은 업무의 적법성을 여러 차례 확인하려 했지만 조직은 이를 회피했고, 결국 현금 전달 과정에서 체포된 뒤에야 자신의 행위가 범죄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미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된 상태였다는 점이었고, 항소심에서는 단순 선처 호소가 아니라 실형 판단을 바꿀 만한 근거를 새롭게 정리해야 했습니다.
2. 사건의 특징
이 사건의 핵심은 보이스피싱 범행에 관여한 사실은 존재하지만, 그 가담의 정도와 인식 수준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였습니다.
실무상 보이스피싱 사건은 사회적 해악이 크기 때문에 수거책 역할만 했더라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1심에서 이미 징역형이 선고된 사건이라면, 항소심에서는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결과를 바꾸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본 사건에서는 의뢰인이 범행 전체를 설계하거나 주도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 미필적으로 위법성을 의심했더라도 조직에 기망당한 경위가 있다는 점, 그리고 피해 회복을 실제로 진행했다는 점을 하나의 구조로 다시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유죄냐 무죄냐’의 문제가 아니라, 실형을 유지할 정도의 사안인지 아니면 집행유예로 교정 가능성이 인정되는 사안인지에 대한 양형 판단이 핵심이었습니다.
3. 에이앤랩의 핵심 전략은?
본 사건에서 법무법인 에이앤랩은 보이스피싱 수거책 집행유예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의뢰인의 역할과 고의성, 사후 조치를 항소심 기준에 맞춰 다시 정리했습니다.
우선 의뢰인이 보이스피싱 조직과 처음부터 공모한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채용 절차로 오인해 업무를 수행하게 된 경위를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조직 내에서도 주도적 역할이 아닌 단순 전달 역할에 그쳤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업무의 위법성을 전혀 몰랐다고 무리하게 주장하기보다, 의심은 있었으나 조직의 기망에 의해 범행 구조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상태였다는 점을 정리해 고의성이 제한적이라는 방향으로 설득했습니다.
또한 일부 피해자에 대한 전액 공탁,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한 추가 공탁, 가족의 도움을 통한 피해 회복 노력 등을 제출해 형식적인 반성이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책임을 회복하려는 모습이 있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여기에 초범, 고령, 건강 문제, 가족 부양 사정, 체포 이후 수사 협조, 1심 이후의 태도 변화까지 함께 묶어 ‘실형 유지가 과도한 사안’이라는 구조를 만들어 항소심 재판부에 전달했습니다.
4. 사건의 결과
항소심 재판부는 의뢰인의 범행 가담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1심 이후 새롭게 정리된 양형 자료와 사후 정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습니다.
특히 범행 전체를 주도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 피해 회복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수감생활을 거치며 범행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게 된 점이 중요하게 반영되었습니다.
또한 초범이고 재범 가능성이 높지 않으며, 가족과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실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지나치게 무거울 수 있다는 사정도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선처해 달라”는 항소가 아니라, 왜 원심의 실형 판단이 과도한지에 대한 구체적 자료와 논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결과를 바꿀 수 있었습니다.
결국 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의뢰인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5. 마무리하며
보이스피싱 수거책 집행유예 여부는 단순히 수거책 역할을 했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가담 경위와 범행 인식 정도, 피해 회복, 반성의 진정성이 어떻게 입증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1심에서 이미 실형이 선고된 사건이라면, 항소심에서는 막연한 감형 주장보다 원심 판단을 바꿀 수 있는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 사건은 범행 구조 속에서 의뢰인의 위치를 다시 정리하고, 피해 회복과 태도 변화를 객관적인 자료로 보강했을 때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같은 보이스피싱 사건이라도 주도성, 인식 정도, 사후 대응에 따라 처벌 수위는 분명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혐의를 단순 부인하거나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실제로 보는 양형 요소를 중심으로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입니다.